2013년 11월 어느날...

그날따라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입김이 확확 나왔던 날이다.

무슨 바람이 불어서, 야근 퇴근하고 아침에 바로 창원으로 날라가서 이녀석을 데려왔다.

11년식 인젝션 육반..판매자는 구입 후 거의 타지 않았다고 했다.

코멧 인젝션 고질병인 계기판 뻑으로 인해 서비스 교체했다고 했다.

일단 이 부분은 본사 문의 결과 교체는 한 것이 맞아서 별 의심없이 구입을 했다. 외관도 깨끗했고...

어쨋든 이것이 훗날 내 바이크 라이프에서 최초로 맞은 눈탱이였다. ㅋ

등록 하자 말자 고향으로 후배 만나러 달려왔다.

보호 장비라고는 헬맷하고 싸구려 장갑이 전부였다.

오리털 파카 하나 입고, 12월 겨울날 열정 하나로 타고 다녔다..진짜...어휴..

코멧의 순정 전조등은 거의 왠만한 안개등 보다도 못하다.

그 똥불 같은 불을 가지고 밤이고 낮이고 긴긴 겨울날을 타고 다녔다.

단모토의 수지 머플러.

아직 이때만해도 그리 대중화되지 못했던 머플러였다.

숏관 수준에 직구를 하면 배송비까지 20만원이 채 안되었다.

마감이나 만듦새는 딱 그 가격 정도였고, 브랜드는 미국것인대 직구를 하면 중국 공장에서

바로 날라온다. 그래도 소리는 그럭저럭 괘찮았던걸로 기억한다.

찍어뒀던 동영상이 아무리 찾아봐도 없네~

지수 머플러를 시작으로 돈지랄 바이크 라이프가 시작된듯 하다. ㄷㄷ

그 뒤로 익실 머플러로 카본을 거쳐 스댕까지 다 섭렵하고..

익실이 소리는 가장 좋왔던것 같다.

혼자 청도 한바리도 하고...

이때가 혼자 가장 많이 타고 다녔던것 같다.

이렇게 까지 꾸미고 판매를 했다.

요즘도 가끔 이 육반이가 그립다. 첫 정이 무섭다고 언젠가는 코멧650은 다시 소유하고 싶다.

사실 여러가지로 부족한면이 많다면 많은 바이크다.

하지만, 나의 첫 미들급 바이크였고, 짜릿한 가속감을 처음 경험하게 해 줬던 육반~

이녀석은 일제 바이크 처럼 친절하지도 않고, 비엠처럼 믿음직 스럽지도 못하다.

참 거칠고..다루기 어려운 야생마 같은 녀석이다. 출시된지 10년이 넘어가지만 변한것은 엔진이 인젝션화 되었고

지금까지도 몇가지 소소한 부분만이 변경된 말 그대로 살아있는 화석이다.

효성이 몇번의 큰 고비를 넘기면서 S&T 와 KR 까지 오는 과정에서

살아남은 파란만장한 녀석이다.

그래서, 이녀석의 가치를 그리 높게 쳐주는 분위기는 아니다.

코멧 까는건 이제 식상할 정도다. 그만큼 양파 껍데기도 아니고, 엄청나게 까이고 까여서 가루가 될 정도다.

하지만, 난 아직도 이 녀석이 가지고 있는 원석같은 그 느낌이 너무 그립다.

 

 

posted by 모토마니아